아이와 함께/놀기

엄마표놀이 : 커피가루

sosimpool 2020. 1. 23. 05:53

좋은 사람들과 함께 스타벅스에 갔습니다.
수북히 쌓인 커피가루봉지가 보이더군요.
커피가루의 효능을 검색해봅니다.

- 꿀에 섞어서 팩을 하면 미백효과
- 냉장고 냄새 탈취 효과
- 후라이팬 기름기 제거 탁월

오, 매일 아침 기름 묻은 후라이팬 닦기가 힘들었는데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하고 가방에 주섬주섬 커피가루를 챙겨 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조금 더 검색해보니, 커피가루는 잘 말려서 사용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핀다고 합니다.

아이는 뭘 하든 엄마와 함께 하는걸 좋아하니 아이와 함께 해보기로 합니다. 신문지를 바닥에 넓게 깔고 "심심아, 엄마 커피가루 말리는거 도와줄래?" 했더니 후다닥 엄마곁으로 달려옵니다.

봉지끝을 잡고 털으라고 했더니 역시나, 사방에 커피가루가 튑니다 ㅎㅎㅎ (그래...나중에 청소하면 되지...)
"엄마처럼 이렇게 넓게 바닥에 펼쳐줘~커피가루를 잘 말려야된대"
군데군데 덩어리져있는 커피가루를 손에 쥐니 부드럽게 부서집니다.
"만져보니까 어때?"
"부드러워~~"
아이는 신나게 만져보다가 바지와 옷에 커피가루가 묻은 것을 보고 겁먹은 목소리로 외칩니다.
"여기 묻었쪄! 어떻게 해~~?"
"요거 다하고 옷빨면 되지~?"
그제서야 안심하고 다시 커피가루 주무르기에 열중합니다.

검은색 커피가루를 넓게 펼치다보니 갑자기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웃는 얼굴을 만들고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이게 뭐~~게~~?"
"웃고 있네~? 나도 나도 심심이도 그릴거야"


엄마를 따라 커피가루를 곱게 다지고, 그림을 그립니다. 너무나 즐거워합니다.
"엄마는 뭘 그릴거야?"
엄마의 창의력을 테스트하는 아들의 질문. 머리를 쥐어짜내며 나무, 꽃, 동물들을 그립니다.

 

자, 마지막은 손씻기

한참 놀다보니 손이 까맣게 되었습니다.
"엄마 이것 쫌 봐~~"
서로의 손을 들여다보며 킬킬킬 웃습니다.
손을 씻은 물이 까맣게 변하는 것도 아이에겐 즐거움입니다.

놀이를 하며 걱정되었던 것은 혹시나 가루를 통해 카페인이 아이 몸속에 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였습니다. 그런데 책을 [10번] 읽고 금새 잠드는 것을 보니 괜한 기우였음을 깨닫습니다.